안녕하세요 이것마저 알려주마 blogHow 입니다. 서인영 욕설 논란이라고 혹시 기억하시나 모르겠네요. 2017년 촬영 중에 스탭에게 'XX, 폭발하기 전에'라고 욕을 했다는 게 그 내용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기사를 보면 대략 제목 읽고, '서인영 인성이 그렇지' 하면서 넘어가곤 했어요.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사건을 다시 봤는데 느낌이 다르더군요. 그 이유는 2019년, '검찰-언론 유착 사태', 'KBS 법조팀 인터뷰 사태' 등을 통해 언론이 얼마나 썩었는지, 기레기가 어떻게 기사를 쓰는지 잘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언론의 실체를 알게 된 시점에서 '서인영 욕설 논란' 기사를 다시 한번 보면서 어떻게 판단해야 할 지 알아볼게요.
오래된 사건이니, 내용 요약 간단히 하고 시작합니다. 2017년 JTBC 예능 '님과 함께'에 서인영이 출연했습니다. 촬영 두 달 정도 되던 차에 서인영 씨가 갑자기 하차하게 되죠. 그 후 제작진 A는 서인영이 욕설과 갑질을 했다는 폭로를 합니다. 모든 언론은 이 내용을 가지고 서인영에게 집중 포화를 가했고, 그 후 지금까지 TV에서 서인영 씨를 거의 볼 수 없는 상태에 있죠.
사건 자체는 씸뽈(Simple)합니다. 이걸 가지고 저 스스로 각본을 써보면, 센 언니 이미지의 연예인이 평소 성격(?)대로 제작진들에게 욕을 마구 해댔고, 그 중 한 제작진이 참다 못해 폭로했다. 그에 따라 해당 연예인은 여론 재판을 받고 2년 넘게 자숙중이다. 권선징악적인 결론이고 매우 정의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과연 그런것인지는 찬찬히 보기로)
기사 내용을 분석해 볼게요. (기사는 구글 검색 상단에 있는 것을 가져왔습니다.) 중부일보에서 중앙일보에 제휴한 기사입니다. 제목을 보시면, 서인영 욕설 논란, '님과 함께2' 제작진 A씨 폭로 "촬영장서 폭언.무리한 요구", 라고 되어 있습니다. A씨의 말을 빌어오는, 전형적인 따옴표 저널리즘 형태를 띄고 있네요.
제목만 보면 마치 촬영장에서 스탭에게 욕설을 한 것처럼 느껴지는군요. 그런데 자세히 읽어봐도 그런것일지, 문장을 하나씩 떼어서 보겠습니다.
- 서인영 욕설 논란
- 촬영장서 폭언
- 촬영장서 무리한 요구
세 덩어리로 분리가 되는군요. 욕설과 폭언을 합치면 크게 두 사건으로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최소 두 가지 사건입니다. 욕설(폭언) 그리고 무리한 요구죠. 분리 하기 전에는 마치 한 사건처럼 읽혀지기도 했습니다. 서인영 씨가 촬영장에서 온갖 무리한 요구를 하며 욕설과 폭언을 섞은 것 처럼요. 떼어 놓고 읽어보니 꼭 그렇다고 볼 수만은 없군요.
첫번째 항목만 봐도 서인영 욕설 논란이라고 되어 있는데, 욕설을 누구한테 한건지, 친구한테 했는지, 지나가는 개한테 했는지 알 수가 없죠. 그런데 욕설 문장 뒤에 '촬영장서 폭언'을 붙이고 제작진 A씨의 폭로라고 함으로써, 마치 서인영이 촬영스탭에게 욕을 한 것처럼 읽힙니다. 이게 기자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정답은 본인 마음 속) 다만 전형적인 제목 장사라는 것은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본문 내용도 분석해 볼게요. 기사 내용의 거의 대부분은 제작진 A씨 말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제작진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기자가 긁어서 가져온 겁니다.
촬영 내내 서인영과의 잦은 트러블로 사실 너무 힘이 들었다 소문 들어 성격은 알고 있었지만, 본인 말고는 아무도 신경 안 쓰는지 촬영 하루 전날마다 스케줄 변경 요구는 물론이며, 촬영 당일에는 문을 열어주지 않아 모든 사람들을 집밖에서 수차례 기본 한두시간씩 떨게 했다.
이건 제작진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입니다. 기자는 이걸 CTRL + C, V 했네요. 이번에도 문장들을 분리해 보고, 각각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 촬영 내내 서인영과의 잦은 트러블 - 구체적으로 무슨 트러블을 말하는 건가요? 피부 트러블을 이야기하는건가? 서인영 씨가 촬영하며 어떤 문제를 일으켰다는 건가요? (기사를 통해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 촬영 하루 전날마다 스케줄 변경 요구 - 촬영 전날 스케줄 변경을 하면 안되는데 서인영 씨가 요구했다는 건가요? 아니면 되긴 되는데 서인영이니까 안된다는 건가요? 촬영 현장의 프로세스나 관행 같은 것들을 알아야 판단이 설 것 같습니다. (기사를 통해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 촬영 당일에는 문을 열어주지 않아 - 무슨 문을 이야기하는 건가요? 남대문을 얘기하는건지, 동대문을 얘기하는건지, 아니면 서인영 씨가 묵었던 호텔 방문을 이야기하는 건가요? 촬영 당일에 본인 호텔 방문을 왜 열어주어야 한다는건가요? 문장을 여러번 읽어도 이해가 안됩니다. (기사를 통해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기사 본문의 여러 내용 중 한 문단을 떼어내서 읽어봤을 뿐입니다. 정신차리지 않고 읽어보면 어어.. 그래.. 서인영이 잘못했지 라고 할 수 있는 내용들인데, 정신 차리고 읽어보면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드는 내용들입니다. 올바른 기자라면 한 쪽의 주장만 따옴표로 갖고 올게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인 현장 취재를 했어야죠.
기사 본문 중 한 부분만 더 보겠습니다. 욕설 관련 내용입니다.
공개된 영상에는 서인영이 '최고의 사랑2' 메인작가와 헤어메이크업 담당 앞에서 전화통화로 누군가에게 폭언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일부 욕설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인영 씨가 욕설을 하긴 한 모양이군요. 영상까지 있다고 하니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겠죠. 그런데 그 앞의 문장은 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고의 사랑2 메인작가와 헤어메이크업 담당 앞에서' 라는 문장인데요. 핵심은 서인영 씨가 전화통화로 누군가에게 욕설을 했다 이 부분인 것 같은데, 누구 누구 앞에서... 라는 말은 왜 있는거죠? 메인작가 앞에서 전화통화로 누군가에게 욕 한 것이 잘못이라는건가...?
기사에 나온 문장의 의미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불필요한 문장을 핵심 내용 앞에 붙임으로써 오역의 가능성을 만들고 있죠. 여기까지 기사를 읽는 사람도 없겠지만, 이 기사를 대충 읽은 사람은 마치 서인영 씨가 메인작가에게 욕설을 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겠어요.
결론
분석은 그만하고 결론으로 가볼게요. 남은 기사 내용을 분석하지 않는 이유는 패턴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기사 수준이 제작진 A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복사한 것에 불과해요.)
서인영 욕설 논란 기사가 쏟아진 게 2017년 1월입니다. 이 때 엄청난 물량으로 언론은 기사를 쏟아냈고 서인영은 매장 당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서인영은 같이 일하는 제작진에게 욕설과 갑질을 했고 그 결과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입니다. 사건의 순서와 팩트를 다시 한번 짚어볼게요.
- 서인영이 님과 함께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하차를 함
- 이후 제작진 A가 서인영을 폭로함
-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 서인영이 전화통화로 누군가에게 XX라고 욕을 하였다 (추후 상대가 서인영 매니저로 밝혀짐)
- 서인영이 제작진에게 갑질을 하였다 (지금까지 사실인지 아닌지 밝혀진 바 없음)
이것이 사건의 전부입니다. 결국 밝혀진 팩트로만 보면, 서인영이 자신의 매니저에게 XX라고 욕을 한 영상 때문에 2년 넘게 자숙을 하고 있는 상황이 전부인 것입니다. 2017년 당시에 엄청나게 언론과 일반 사람들이 서인영 죽일놈이라면서 떠들던 것을 떠올려 봤을 때, 실제 사실은 너무 초라하지 않나요?
물론 연예인이 자신의 매니저에게 욕 한 건 잘못된 일입니다. 그런데 잘못에도 경중이 있고, 그 처벌에도 정도가 있겠죠. XX라고 욕을 한 게 2년 넘게 자숙을 할 만한 일인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서인영 욕설 기사를 쓴 모든 기자들은 살면서 욕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건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서인영이 매니저에게 욕설한 것 외에 제작진에게 갑질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냥 본인이 제작진이라고 밝힌 A라는 사람의 커뮤니티 글이 전부죠. 글쓴이가 진짜 제작진이었는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 당시에 이 사건에 대해 직접 취재한 기자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건은 연예인 한명이 자신의 매니저에게 XX라고 욕을 한 것이 전부인 사건입니다.
2017년 한 여자연예인이 XX라고 욕을 해서 2년 넘게 자숙중입니다. 그리고 2019년, 우파진영의 모 국회의원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웃기고 앉아있네, 정말. OO같은 게.
여자연예인은 만만하니까 인스타가서 악플달고, 우파 국회의원은 무서우니까 조용히 있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