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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범죄를 저지른 후 해외도피 하는 방법 - 김학의 야반도주 케이스 스터디

안녕하세요 이것마저 알려주마 blogHow 입니다. 오늘은 범죄를 저지른 후 해외도피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의 목적이 도피를 조장하고자 함이 아님을 밝힙니다.

'김학의'라는 법조인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탄핵된 대통령인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 차관을 지낸 자입니다.(6일간 차관을 지냄 - 알바천국인가요?) 별장 성범죄 의혹의 당사자로 의심이 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력을 가진 김학의 씨가 최근 공항에서 출국 시도를 하다 출국금지조치를 당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해외로 도피 시도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죠. (본인은 태국의 지인집에 방문하려 했다고 하는군요. 저는 그 말을 믿습니다.)

만약 출국금지조치가 5분만 늦었다면 김학의 씨가 태국으로 출국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간발의 차로, 어떻게 보면 운 좋게 그의 출국을 막은 것인데요. 그만큼 김학의 씨의 이번 야반도주 사건이 치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김학의 출국시도 케이스를 잘 공부하면 범죄 후 해외도피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시도한 방법이니 그곳에 법의 허점이 가장 많겠죠.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것이기에 일반인들도 이러한 구멍을 알고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고위층들에게 뻥뻥 뚫리는 그 구멍이 조금이라도 메워질 테니까요.

그럼 김학의 야반도주 케이스를 본격적으로 해부해 볼게요. 이것은 해외도피의 교과서이자 최적화 방법이라 추정이 되니 사용하실 분들은 잘 기억해 주세요.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에게 범죄자가 되라는 뜻으로 이 글을 작성하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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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정하기. 어느 나라로 도피할 지 정해볼게요. 단순 해외여행을 할 때도 여행지 고르는게 어려운데 도피할 나라를 정하는 것은 얼마나 고된 일일까요? 일단은 사전 비자없이 무비자로 오래 체류할 수 있는 나라, 가까운 나라, 도착 후 육로로 도망갈 수 있는 나라들이 1순위가 될 것 같군요.

위 조건들에 모두 해당되는 나라로는 동남아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동남아 국가 중에는 우리가 무비자로 90일간 체류할 수 있는 몇몇 나라들이 있습니다. 원래는 관광을 많이 오라는 목적의 무비자 정책이지만 범죄자의 탈출 도구로 악용되기도 한답니다.

  • 말레이시아: 무비자 90일
  • 싱가포르: 무비자 90일
  • 마카오: 무비자 90일
  • 태국: 무비자 90일

4개의 나라(또는 도시)가 레이더망에 걸렸습니다. 이 중 싱가포르, 마카오는 작아도 너무 작죠. 제외하고 나면 말레이시아와 태국이 남습니다. 실제로 김학의 씨의 경우 보도된 것은 태국행 티켓을 끊은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말레이시아를 1지망으로 선택했다고 하는군요. 즉, 도망가기 가장 좋은 나라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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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와 시간대 정하기. 해외도피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죠. 그렇지만 무작정 빨리 한다고 해서 도피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김학의 씨의 경우 토요일 0시 20분 비행기를 선택했는데요. 이 시간대를 선택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김씨가 야반도주에 실패한 이유인 긴급출국금지 프로세스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출국금지라는 조치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이번 케이스의 경우 출입국사무소→법무부→대검찰청→조사단→대검→법무부→인천공항 순으로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이 모든 조치들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사이사이에 사람들이 행정적인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김씨가 도피날짜를 금요일 밤~토요일 자정으로 정한 이유가 여기에 숨어 있는 것이죠. 이 시간대는 법무부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가장 없는 시간이라고 하는군요. 프로세스에 걸려있는 사람 중 누구 하나라도 담배피러 가거나 화장실에 갔다면 출국금지조치가 안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부사정을 검찰 출신에 법무부 차관을 6일간 알바 뛴 김학의 씨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겠죠. 또한 이 시간대는 공항 카운터가 문을 닫기 바로 전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요일 밤~토요일 자정은 해외도피 하기에 황금시간대라 불러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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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팅 하기. 이제 티켓을 끊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카이스캐너를 즐겨 사용합니다만, 야반도주하는데 온라인에서 예매를 하면 안되겠죠. 출국 정보가 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내항공사 보다는 외항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고요. 국내항공사의 경우 티켓을 끊으면 그 정보를 정부에서 바로 알 수 있다고 하는군요.

김학의 씨의 경우 현장발권을 하였고요. 항공사는 외항사인 말레이시아 항공을 시도하다 안되니 에어아시아엑스를 선택했습니다. 결제방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금 또는 다른 사람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분이 결정적인 실수를 하나 하게 되는군요.

태국의 지인 집에 잠시 방문하려 했다는 김학의 씨가 사실은 말레이시아 항공편을 끊으려는 시도를 했다는 부분입니다. 인천공항 쪽 얘기를 보면 김씨가 말레이시아 항공 카운터로 먼저 갔는데 이곳에서 현장발권이 안된다고 하니 에어아시아엑스 카운터로 넘어가 태국행 티켓을 발권했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태국 지인집에 가려했다'는 본인의 해명이 꼬이게 되는데, 현장 티켓팅이 가능한 항공사에 대해 미리 꼼꼼하게 체크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마 국내 별장 위주로 여행을 다니다보니 해외여행에 대한 정보가 좀 부족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급하게 어딘가로 가야할 때는 가이드북의 도움을 빌리면 어떨까 싶고요. 말레이시아로 갈 생각이 있으신 분은 프렌즈 말레이시아 같은 기본 가이드북이라도 꼭 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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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과 비슷하게 생긴 동행 구하기. 김씨는 이번 해외도피 시도 때 자신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과 함께 있었습니다. 언론에는 이 일행이 가족이라 나왔고요. 비슷하게 코스프레도 했습니다. 안경, 마스크, 넥워머 등으로 가릴 수 있는 곳은 최대한 가리면서요.

해외도피 시 동행이 필요한 이유는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에 교란 작전을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 공항은 몰래 잘 빠져나왔다고 해도 그 이후에 자신의 출국사실이 알려질 수가 있기 때문인데요. 이 때 현장에 기자 또는 미행이 붙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비슷한 외모의 동행이 있으면 미행을 쉽게 따돌릴 수가 있겠죠.

하지만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을 구하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가족 중에서 선택하는 게 쉬운 방법 중 하나이고요. 그런데 만약 가족 중 본인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없다면 난감해 질 것 같기도 한데요. 이럴 때는 차선의 방법이라도 써야겠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동행을 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요즘은 혼자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들이 많아서 인터넷을 통해 동행 구하는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답니다. 커뮤니티의 종류가 워낙 여러개라 자신의 목적지에 따라 알맞은 곳을 고르면 되는데, 태국의 경우에는 태사랑이 독보적이니 이곳에서 동행을 구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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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심사 마지막에 하기. 드디어 해외도피의 마지막 순서입니다. 김학의 씨의 경우 출국심사를 마치고 탑승게이트에서 붙잡혔다고 해요. 비행기 출발 바로 2분전 상황이었다고 하는데요. 여행의 가장 설레이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출국자의 신원정보는 출국심사 시에 출입국사무소에서 법무부로 전해진다고 합니다. 김씨의 경우 심사 후 탑승게이트로 가는 동안 출국금지 프로세스가 급박하게 돌아갔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시간을 더 줄였다면 도피에 성공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려면 출국 심사를 최대한 늦게 받은 후 탑승게이트로 뛰어가는 방법이 안전하겠죠. 티켓을 발권 받으면 탑승수속시간이 뜨는데 그 시간 바로 직전에 출국 심사를 받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정말 짧은 시간안에 법무부에서 출국금지에 대한 판단과 조치를 해야하기 때문에 출국금지가 제대로 되지 않을 확률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출국 심사를 늦게 받으면 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인데요. 저는 여행의 시작이 공항라운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라운지 이용없이 해외로 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답니다. 여러분도 아무리 바쁜 상황이 있더라도 공항라운지에서 마지막 여유는 꼭 즐기시길 바랍니다.